아기 발달

아기랑 놀아주는 법

제주 예니 2025. 4. 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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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아기랑 있으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놀아주긴 해야 할 것 같은데, 도대체 뭘 가지고 어떻게 놀아야 하죠?”

저도 이 말, 하루에 몇 번씩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놀이터 가면 다른 엄마들은 정말 잘 놀아주는 것 같은데 나는 금세 지치고, 재미도 없고… 가끔은 **“내가 너무 무심한 엄마인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놀이는 잘하는 게 아니라, 함께 있는 거구나.” 그걸 깨닫고 나서부터 아기랑 노는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아기랑 노는 게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요?

놀이는 본능적으로 즐거운 거 아니었나요? 그런데 육아하면서 느낀 건, “놀이는 의무가 되는 순간, 힘들어진다”는 거였어요.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보통 이래요:

  • 어떤 놀이가 좋은지 몰라서
  • 아기 반응이 없어서 지루해서
  •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져서
  • 놀아주면서도 할 일이 자꾸 떠올라서

결국 “잘 놀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부담이 되어버리는 거죠.

눈은 장난감에, 머리는 냉장고 안

하루는 아기랑 블록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겉으론 웃고 있었는데, 머릿속엔 “저녁 뭐 해 먹지?”, “세탁기 돌려야 하는데” 계속 다른 생각이 맴돌았어요.

그걸 아기가 느꼈는지, 장난감을 툭 던지고 저를 쳐다보더라고요. 그 순간, 정말 뜨끔했어요. “아, 나 지금 이 아이랑은 안 놀고 있었구나.”

아기랑 진심으로 놀아주는 법, 이렇게 바꿔봤어요

놀이라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같은 공간에서, 같은 눈높이로,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 그게 진짜 놀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래처럼 몇 가지를 바꿔봤어요.

1. 놀이 시간은 짧고 진하게

30분 멍하게 함께 있는 것보다 10분 집중해서 마주 보는 놀이가 훨씬 깊은 연결을 만들어줘요. 시간보다 ‘몰입도’가 훨씬 중요했어요.

2. 아기가 리드하는 놀이 따라가기

무조건 “이거 하자” 하기보단, 아기가 뭘 만지고 있는지, 어디에 관심 있는지 보면서 그 흐름을 따라가니 훨씬 수월했어요.

3. 반복 놀이에 싫증내지 않기

같은 블록 쌓기, 같은 그림책 반복… 지겹긴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아이는 세상을 배우고 있었어요. “아기는 놀이로 연습 중”이라는 걸 기억하면 마음이 달라졌어요.

4. 말보단 표정, 몸짓, 리액션

아기들은 ‘내용’보다 ‘느낌’을 기억하니까, 잘 놀아주려 애쓰기보다 **함께 웃어주고 반응해주는 것**에 더 집중했어요.

놀이 종류는 뭘 해야 할까? 연령별 간단 가이드

놀이도 발달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면 좋아요. 여기 간단한 예시 몇 개 정리해봤어요.

생후 6~12개월

  • 얼굴 가리기 놀이 (까꿍!)
  • 거울 놀이 (자기 얼굴 보기)
  • 간단한 소리 나는 장난감 흔들기
  • 손바닥 마사지, 간단한 신체 접촉

생후 12~24개월

  • 블록 쌓기
  • 모양 맞추기
  • 역할 놀이 (가짜 전화, 인형 밥주기)
  • 리듬에 맞춰 박수치기

24개월 이상

  • 간단한 따라 말하기 놀이
  • 색칠놀이, 스티커 붙이기
  • 간단한 숨바꼭질
  • 노래 틀고 따라 춤추기

‘놀이 잘해주는 부모’보다, ‘함께 웃는 부모’

아이들이 기억하는 건 엄마가 블록을 잘 쌓았는지가 아니라, 그 시간 엄마가 얼마나 나를 바라봐줬는가였어요.

때로는 너무 완벽한 놀이를 계획하느라 정작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놓치고 있었더라고요.

 

엄마도 지칠 땐? 이렇게 쉬어가요

모든 시간을 놀아줄 수는 없어요. 엄마도 사람인데요.

- “엄마 지금은 조금 쉴게~” - “조금 있다가 같이 놀자~” 이렇게 말하고 10분만 혼자 커피 마셔도, 그 다음 놀이 시간이 훨씬 진심으로 채워졌어요.

마무리하며 – 잘 놀아주는 게 아니라, 함께 있는 거예요

오늘도 “놀아줘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면 그 마음부터 안아주고 싶어요.

놀이란 건 완벽한 도구나 계획이 아니라, 함께 있는 그 순간의 마음이에요.

예쁘게 놀아주는 엄마보다, 웃으며 마주 앉아주는 엄마가 아기에겐 더 깊이 남는 존재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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