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기랑 대화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뭘 하자고 해도 “아니야!” 좋아할 것 같아 건네준 것도 “싫어!”
이유식을 먹이려 해도 “아니!” 기저귀 갈자고 해도 “싫어!”
처음엔 “아… 귀엽다~” 하다가, 하루 종일 이 말만 듣다 보면 속에서 천천히 화가 차오르더라고요.
“왜 이렇게 말끝마다 반대를 하지?” “이게 소위 말하는 ‘아니야병’인가?” “이건 성장 과정일까, 성격 문제일까?” 궁금해서 육아서도 찾아보고, 전문가 조언도 정리해봤어요.
‘아니야병’은 언제부터 시작되나요?
일반적으로 만 18개월~36개월 사이에 이른바 ‘아니야병’이 시작돼요. 다른 말로는 “자기 주장 시기”, “자율성 발달 시기”라고도 하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만의 선택, 의사, 기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걸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려고 해요.
하지만 아직 말은 미숙하고, 감정은 풍부해서 결국 자주 튀어나오는 말이 “아니야!”, “싫어!”가 되는 거죠.
왜 그렇게 자꾸 반대하는 걸까요?
아니야병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에요. 이 안에는 여러 심리와 발달 변화가 담겨 있어요.
- 1. 자기 존재 확인 “이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 아이는 지금 ‘나는 나야!’를 배우는 중이에요.
- 2. 통제력 실험 부모가 시키는 걸 거절함으로써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감각을 느끼려 해요.
- 3. 감정 표현의 서툼 말로 길게 설명하기는 어렵고, 기분이 나쁠 땐 본능적으로 “아니야!”부터 나와요.
- 4. 패턴 반복의 즐거움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해요.
실제 이야기 – ‘이유식 아니야!’에 무너진 하루
하루는 직접 만든 이유식을 내밀었어요. “자~ 맛있는 감자죽!” 그런데 돌아온 건 “아니야!!!”
숟가락도 치우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에 정말 멘붕이었죠. 그날은 결국 이유식 대신 과일만 먹였고, 하루 종일 기운이 쭉 빠졌어요.
그런데 그 다음 날, 똑같은 이유식을 “이거 뭐야?” 하며 주니까 아무렇지 않게 먹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거절의 이유가 음식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일 수도 있겠구나.
‘아니야!’에 이렇게 반응해보세요
- 1. 반응하지 않고 받아주기
“그래, 싫을 수도 있지” 싸우지 않고 감정을 받아주는 말이 효과적이에요. - 2. 선택권 주기
“이 옷 입을래, 저 옷 입을래?” 통제를 느낄 수 있는 상황을 주면 ‘아니야!’가 줄어들 수 있어요. - 3.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기
“이제 나가야지~” 대신 “엄마는 신발 신을게~” 하며 먼저 움직이면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요. - 4. 기분을 말로 정리해주기
“지금 놀고 싶어서 그런 거구나~” 감정을 대신 말해주면 아이도 편안해져요.
‘아니야병’은 얼마나 오래가요?
보통은 돌 이후부터 시작해서 3세 전후에 가장 강해지고, 4세 무렵이면 서서히 잦아들어요. 물론 아이 성향, 부모 반응에 따라 이 시기가 짧아지기도, 길어지기도 해요.
아니야병과 훈육, 어떻게 균형 잡을까?
모든 걸 다 받아주는 것도, 무조건 제지하는 것도 도움이 되진 않아요. 중요한 건 “선은 지키고, 감정은 공감해주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물건을 던지며 “이거 싫어!”라고 했을 땐 - “그렇게 말할 수 있어” - “하지만 던지는 건 안 돼” 이렇게 감정은 허용, 행동은 제한하는 기준을 세우면 좋아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는?
대부분의 ‘아니야병’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에요.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아이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아요.
- 3세가 지나도 거의 모든 것에 “아니야”만 반복할 때
- 공격적 행동(물기, 때리기 등)이 심하게 동반될 때
- 말이나 표현이 또래에 비해 현저히 부족할 때
‘아니야’는 나를 찾는 말이에요
요즘 매일 듣는 말, “아니야!” 가끔은 지치고, 속상하고, 괜히 내가 미움받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하지만 그 한 마디 속에는 “나는 이런 마음이야”, “이건 내가 정하고 싶어” 라는 아이의 작은 독립심이 담겨 있어요.
그걸 알게 되면, 조금 더 여유 있게 받아줄 수 있어요. ‘아니야병’은 성장의 신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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