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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걷기 시작 달라진 일상들

제주 예니 2025. 3. 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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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처음으로 스스로 일어나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을 봤던 날이 아직도 선명해요. 물론 그전에도 소파나 테이블에 붙어서 일어서고는 했지만, 그날은 달랐어요. 잡을 것도 없이 중심을 잡더니 두 발로 서더라고요. 그 짧은 순간, 제 심장은 쿵 내려앉았고 입에서는 “어머, 세상에...”라는 말이 절로 나왔죠. 그리고 몇 초 뒤, 휘청거리던 아기가 한 발, 두 발... 그렇게 아기 걷기 시작이라는 인생의 대장정을 시작했어요.

바닥에 앉아서 장난감 가지고 놀기만 하던 아이가, 이제는 세상을 탐험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니까 그 뿌듯함은 말로 다 못 해요.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자마자 영상 보여주며 울먹였던 제 모습이 아직도 웃기면서도 짠하네요.

 

1. 첫걸음은 감동, 그 다음은 체력전

솔직히 말해서, 처음 며칠은 세상이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어요. 우리 아기가 드디어 걸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벅차고 감동적이었죠. 하지만 현실은 금방 시작됐어요. 걸을 줄 안다는 건, 더 많은 곳을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특히 아기 눈높이에서 보이는 세상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롭고 위험하더라고요.

식탁 밑, 소파 뒤, 서랍 속, 현관 앞 신발장까지... 어디든 가려고 하니까 정말 하루종일 뒤쫓아다녀야 했어요. “거기 아니야~”, “그건 만지면 안 돼!”, “아이고 또 넘어졌네~”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점점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풀리는 게 느껴졌어요.

2. 집 안 구조, 다시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기 걷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 건 집안 구조 바꾸기였어요. 그전까지는 얇은 퍼즐 매트를 깔아놨었는데, 자꾸 넘어지니까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두꺼운 충격 흡수 매트로 바꿨어요. 처음엔 가격 때문에 망설였는데, 넘어져도 울지 않고 툭툭 일어나는 걸 보고 정말 잘했다 싶었죠.

그리고 모서리가 뾰족한 가구엔 다 안전 쿠션 붙였고, 서랍이나 수납장에는 전부 잠금장치도 설치했어요. 저희 집 거실 쪽에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거기엔 안전 게이트까지 달았죠. 예전엔 조금 과한가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어요. 특히 가전제품 쪽은 아기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전기코드 뽑아놓는 건 기본이 되었고, 리모컨 숨기기도 했어요.

 

3. 신발은 언제부터 신기는 게 좋을까?

아기 걷기 시작 후 실내에서 걷기가 조금 익숙해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외출용 신발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양말 신고 나갔는데, 맨발로 잔디 위를 걷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문제는... 아기가 신발을 너무 싫어했다는 거죠.

신발을 고를 때는 너무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발을 잘 잡아주고, 가볍고 바닥 미끄럼이 덜한 걸로 골랐어요. 개인적으로는 벨크로로 조절되는 신발이 편했어요. 발등이 조금 높았던 아기한테 잘 맞기도 했고요. 그리고 한 가지 팁은, 신발을 신기기 전에 집에서 먼저 보여주고, 엄마 아빠도 신는다는 걸 알려주는 게 좋아요. 그렇게 며칠 보여주니까 어느 순간 신발을 들고 다니더라고요.

4. 걷기 시작한 아기의 에너지는 무한대

걸으면서 아이가 훨씬 더 활발해졌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나가서 이리저리 걸어 다니고, 낮잠 자고 일어나서도 또 걷고. 심지어 잠들기 전까지도 침대에서 걷고 싶은 눈치를 보여요. 체력이 갑자기 늘어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요즘은 유모차보다 보행기형 장난감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장난감 밀면서 걷는 걸 좋아하고, 그 덕분에 방향 전환도 더 능숙해졌어요. 물론 엄마 체력도 같이 소모되고 있다는 건 안 비밀이에요.

5. 발달도 함께 자라요

걷기 시작하면서 신기하게도 말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어요. “까까”, “엄마”, “아빠”, “가자~” 이런 단어들을 몸짓과 함께 표현하더라고요.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니까 표현력도 확 늘어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자꾸 “혼자 할래”라는 눈빛을 보내요. 손잡고 걷는 걸 싫어하고, 자꾸 혼자 걷겠다고 고집부리더라고요. 처음엔 위험해서 자꾸 말렸는데, 이제는 아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믿고 지켜보는 연습도 하고 있어요.

6. 엄마도 함께 자라는 시간

아기 걷기 시작은 단순히 아이만 성장하는 시기가 아니에요. 저는 이 시기를 겪으면서 엄마로서의 마음도 더 단단해졌던 것 같아요.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눈으로, 가슴으로, 카메라로 담고 또 담았어요.

물론 매일매일 피곤하고, 정신없는 날들이지만 그 속에 작은 웃음과 성장이 숨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나중에 사진첩을 열어보면, 지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었는지 깨닫게 될 거예요.

제 블로그를 보고 있는 육아맘이라면, 혹시 지금 아기가 막 걷기 시작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하나씩 함께 경험하며, 나만의 육아 루틴을 만들어가면 돼요. 오늘도 우리 아기와, 그리고 우리 엄마들 모두 수고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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