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퇴원한 날, 신생아를 안고 처음 집에 들어섰을 때 기분은 정말 말로 다 못할 정도였어요. 설레기도 했지만, 동시에 모든 게 낯설고 걱정되는 순간이었죠. 특히 수유를 하고 난 직후, 아기가 트름을 하지 않고 곤히 잠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거 괜찮은 건가?”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어요. 그러다 하루는 정말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죠.
새벽 수유를 하고 아기가 너무 졸려 하길래, “오늘은 트름 안 시켜도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대로 눕혔어요. 그런데 30분쯤 지났을까, 아기가 갑자기 으앙! 하며 깨더니 분수처럼 우유를 토하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안아 올리고, 입주변을 닦아주며 달래고, 침대 시트까지 다 갈아야 했죠. 그 이후부터 제 머릿속에는 ‘신생아 트름 안 시키면 안 되는구나’라는 말이 깊이 박혔답니다.
신생아 트름, 꼭 시켜야 하는 걸까요?
이 사건 이후 소아과 진료를 받으면서 의사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모든 아기가 꼭 트름을 하는 건 아니지만, 수유 후에는 최대한 시도해주는 게 좋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신생아는 수유할 때 공기를 함께 삼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공기가 배에 차면 불편감을 느끼고, 심하면 역류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그러니까 ‘신생아 트름 안 시키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의외로 다양하더라고요. 위에 공기가 남아 있으면 아기가 소화불량처럼 속이 더부룩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트림 대신 역류해서 토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어떤 경우엔 복부가 불룩하게 올라오거나, 방귀가 자주 나오기도 하고요. 처음엔 단순히 '불편함'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자주 반복되면 아기도 엄마도 힘들어지겠더라고요.
우리 아기의 트름 유도기, 이런 방법 써봤어요
트름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이후, 저는 정말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봤어요. 가장 기본은 역시 **어깨에 기대고 등을 두드리는 방식**이었어요. 수유 후에 아기를 제 어깨에 안고 등을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려주면, 보통 2~5분 안에 트름이 났어요.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두드려도 트름을 하지 않고 잠드는 경우였죠. 그럴 땐 **무릎에 앉혀서 상체를 살짝 숙이는 자세**로 바꿔서 다시 시도해봤어요. 의외로 이 자세에서 트름이 쉽게 나올 때도 있었고요.
또 하나 효과 있었던 건, **배에 살짝 대고 엎드린 자세로 안아주는 것**이에요. 이 방법은 직접 등을 두드리지 않아도 공기가 위로 빠져나오는 걸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이때는 아기의 얼굴이 숨쉬기 편하도록 항상 옆으로 살짝 돌려줘야 해요. 저는 트림시키려고 안다가 아기가 다시 잠들어서 그대로 눕혔던 적도 많은데, 그럴 땐 배 위에 눕혀서 포근하게 안고 있다가 천천히 옮겼어요.
트름 안 할 때 억지로 오래 시도해도 될까요?
“신생아 트름 안 시키면 꼭 안 좋은 걸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을 때,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무 억지로 오래 시도하지 않아도 됩니다. 10분 안에 나오지 않으면 편하게 눕혀주세요. 대신 수유 후 바로 눕히기보다는 잠깐 안고 있는 걸 추천해요.” 이 말에 정말 위로를 받았어요.
특히 아기가 졸려서 자꾸 뒤척이거나 칭얼댈 때, 트름 시키려다 더 자극을 줘서 울게 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억지로 깨워서 트름시키는 것보다는, 아기의 컨디션을 살피면서 상황에 맞게 시도하는 게 훨씬 좋았어요. 그 이후부터는 트름 시도는 하되, 실패했다고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어요
요즘은 수유 후 트름이 바로 안 나와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한 5분 정도 트림을 유도해보고, 안 되면 잠깐 안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눕혀요. 그리고 아기 침대 옆에 수건을 살짝 올려 아기 상체가 너무 눕지 않도록 기울기를 주는 방식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니까 이전처럼 갑자기 토하거나 깨는 일이 확 줄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엄마도 아기도 함께 편안하게 수유 후 시간을 보내는 거라는 걸 알게 됐어요. 너무 ‘무조건 트름 시켜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니, 아기도 수유 후 더 편안해지고 저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어요.
신생아 트름 안 시키면 꼭 안 좋은 걸까? 결론은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도 아기가 트름을 안 하면 불안해지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예전의 저처럼요. 하지만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신생아 트름 안 시키면’ 무조건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시도는 꼭 해보는 게 좋아요. 실패해도 괜찮고, 안 나와도 걱정만 하진 마세요.
수유 자세를 바르게 잡고, 공기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편함도 줄어들고, 트름도 편하게 나오게 돼요. 그리고 수유 후 바로 눕히는 대신 짧게라도 안아주는 시간이 도움이 된다는 점도 꼭 기억해 주세요.
신생아 시기는 정말 사소한 일도 크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죠. 하지만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우리를 부모로 성장시키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그랬고, 예니도 지금 그 과정을 잘 지나고 있는 중이니까요. 우리 모두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