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아이들은 벌써 쌩쌩 기는데…
요즘 들어 부쩍 불안한 마음이 들어요.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들으면 7개월부터 기기 시작했다는 아이도 있고, 8개월에는 붙잡고 일어서기까지 한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우리 아이를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아기는 아직도 제자리에서 팔로만 툭툭 짚기만 해요. 무릎을 꿇지도 않고, 엎드린 채로 한참 장난감만 바라보다가 울곤 하죠. 처음엔 괜찮다고 넘겼지만 요즘은 자꾸만 ‘늦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서요.
정해진 시기에 못 하면 문제일까?
육아책이나 검색창에 ‘9개월 아기 발달’이라고 쳐보면 ‘기기’, ‘잡고 서기’, ‘엄마와 분명한 애착 형성’ 같은 단어들이 주르륵 나와요. 그 기준표에 우리 아이가 한두 가지 빠져 있다는 사실에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하지만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크고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누군가는 10개월이 돼서야 처음으로 무릎을 들고 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많았고요. 중요한 건 ‘지금 하고 있는 다른 것들’에 더 주목해보는 거라는 말이 위로가 되었어요.
우리 아이는 아직 기지는 못하지만...
앉은 채로는 정말 잘 놀아요. 장난감을 양손으로 바꿔 들고 이리저리 관찰하고, 음악이 나오면 엉덩이를 흔들고 소리에 반응도 잘 보여요. 뒤집기도 잘하고, 배밀이 비슷한 움직임은 조금씩 하고 있어요. 9개월에 아직 못 긴다고 해도, 전반적인 움직임과 의사 표현이 또렷하다면 반드시 문제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고 해요.
걱정되는 마음은 누구나 같지만
주변의 발달 속도를 보면서 불안해지는 건 정말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특히 첫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그 불안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지지 않도록 ‘나는 아이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있는가?’를 되물어보게 돼요. 엄마의 눈빛이 흔들리지 않는 게 아이에게는 가장 큰 힘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도 체크해야 할 신호는 있어요
기지 못한다고 해서 모두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몇 가지 체크 포인트는 있대요. - 엎드린 자세 자체를 싫어하거나 -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에 힘이 전혀 없고 - 눈 맞춤이나 장난감 반응이 둔할 때 이런 경우에는 소아과나 발달센터에 가볍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아요. ‘문제’가 아니라 ‘확인’이니까요.
나는 지금도 아이를 충분히 잘 키우고 있어요
우리 아이는 분명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고 있어요. 기는 속도는 조금 늦을 수 있지만, 그만큼 손놀림이 섬세하거나, 표정이 풍부한 아기일 수도 있어요. 아이의 가능성을 비교가 아닌 ‘관찰’로 바라보는 마음을 오늘도 연습 중이에요.
지금 이 순간도 성장 중이에요
오늘도 아이는 바닥을 쓸듯 엎드려 한 걸음 나아가려 애쓰고 있어요. 못 기는 게 아니라, 아직 준비 중일 뿐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그렇게 하루하루, 우리 아이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나도 그 곁에서 묵묵히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보려 해요. 아이가 기어 나오는 그날, 나는 또 얼마나 울컥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