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분명히 졸려 하던 아기가 눈을 비비며 칭얼대기 시작했어요.
이불을 깔고, 조명을 낮추고, 자장가도 틀었는데… 아기는 오히려 더 울었죠. 끌어안아도 몸을 비틀고, 안겨 있다가 다시 일어나 기어가고.
그렇게 시작된 ‘잠투정’은 무려 두 시간이나 이어졌어요.
처음에는 ‘졸려서 그러나 보다’ 했는데, 그게 매일 반복되자 저도 점점 무너졌어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라는 자책부터, “이러다 진짜 탈진하겠다”는 걱정까지. 밤마다 시작되는 그 전쟁은 정말 숨이 막혔어요.

잠투정이란 무엇인가요?
잠투정은 아기가 졸린데도 잠들지 못하고 짜증을 내거나 울며 버티는 행동이에요.
특히 생후 4~6개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18개월 이후에도 반복될 수 있어요.
성장 발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매일 겪는 부모 입장에선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죠.
우리 아이 잠투정이 시작된 시점
우리 아이는 생후 5개월까지는 제법 순하게 잠들었어요. 수유 후 토닥이면 잠들고, 밤중 수유도 두 번이면 끝이었죠. 그런데 6개월을 넘기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 잠들기 전 갑자기 울기 시작함
- 누워 있기를 거부하고 안겨 있어도 몸을 비틈
- 낮잠 시간에도 짧게 자고 금세 깨버림
그 당시 저는 '이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지만, 매일 밤 울고 버티는 아이를 안고 우는 저 자신을 마주하면서 뭔가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잠투정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해요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아이마다 이유도 다르고, 타이밍도 달라요.
원인 | 설명 |
---|---|
수면 리듬의 불안정 | 생체 시계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 졸린데도 잠을 못 자는 경우 |
과도한 자극 | 하루 동안 너무 많은 활동이나 자극이 있었을 때, 뇌가 과흥분 상태가 됨 |
배고픔 또는 속 불편함 | 수유 후 역류, 가스, 배앓이 등으로 잠들기 어려움 |
분리불안 | 특히 8~10개월 무렵, 엄마와 떨어질까 봐 잠들기를 거부함 |
성장통 | 신체 발달 중 불편감이 있을 수 있음 |
예니가 시도했던 ‘잠투정 완화 루틴’
무조건 잠들게 하려고 했던 예전과 달리, 아이의 리듬을 관찰하고 반응에 따라 조절하는 방향으로 바꿨어요. 아래는 우리 집의 변화 루틴이에요:
- 저녁 루틴 고정: 저녁식사 → 목욕 → 조명 낮추기 → 책 한 권 읽기 → 수유
- 슬립 시그널 사용: 같은 자장가 음악 반복, 수면 인형 고정
- 졸림 신호 놓치지 않기: 하품, 멍해짐, 눈 비비기 → 즉시 재우기 시도
- 수면 환경 정돈: 침대 주변 어두운 조명, 백색소음 틀기
그 결과, 2시간 걸리던 잠재우기가 30~40분으로 줄었고, 아이도 울지 않고 뒹굴며 잠드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낮잠과 밤잠의 연결고리
놀랍게도 밤잠에 영향을 주는 건 낮잠이에요. 낮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아이는 피로가 누적되어 밤에 더 울고 보채게 돼요.
그래서 저는 낮잠 루틴도 같이 정리했어요. 오전엔 산책 후 낮잠, 오후엔 조용한 놀이 후 낮잠. 이 리듬을 고정시켰더니 밤잠도 자연스럽게 안정되더라고요.
엄마의 마음도 같이 지켜야 해요
잠투정은 아이의 신호일 뿐, 엄마가 잘못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에요. 저는 그걸 몰랐어요. 매일 ‘내가 뭘 또 잘못했지?’라는 생각에 빠졌고, 점점 우울해졌어요.
그러다 어느 날 친구가 말했어요. “그냥 졸려서 우는 거야. 너 때문 아니야.”
그 말에 눈물이 쏟아졌고, 그날 이후로 제 마음가짐도 바뀌었어요.
아이의 울음에 초조해하기보단, 그냥 옆에 있어 주기로 했어요. 바로 잠들지 않아도 괜찮다, 엄마는 여기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자. 그게 오히려 더 빠른 잠을 부르더라고요.

잠투정, 결국은 지나가는 과정이에요
지금은 잠투정이 한창일 수도 있어요. 밤마다 울고, 엄마도 울고, 다음 날이 두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이 시기는 지나가요. 그리고 그 끝에는, 자장가 하나만으로 눈 감는 날이 와요.
예니도 지금 지나온 그 시절을 돌아보면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작은 변화들을 시도했고, 조금씩 달라졌어요.
그러니 예니처럼, 우리처럼 잠투정에 지친 엄마들에게 이 말 꼭 전하고 싶어요.
“지금 힘들다고, 당신이 부족한 게 아니에요. 그저 오늘도 아이가 엄마를 믿고 있다는 표현일 뿐이에요.”
함께 정리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
- 아이의 낮과 밤 수면 루틴,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나요?
- 잠들기 전 자극이 많진 않았나요?
- 아이의 졸림 신호를 놓치고 있진 않나요?
- 엄마 자신도 충분히 쉬고 있나요?
아기 잠투정은 아이와 엄마 모두의 마음이 흔들리는 시간이에요. 하지만 그 시간을 함께 지나면, 더 단단한 관계가 만들어져요. 오늘 밤도 수고한 우리,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예요.
'돌 이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껌딱지 아기 어떻게 해야 할까? (0) | 2025.04.09 |
---|---|
아기가 긴팔을 싫어해요. 단순한 고집일까? (1) | 2025.04.09 |
기저귀 떼는 시기 – 아기 배변훈련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할까? (0) | 2025.04.07 |
모유수유 중 단유 고민, 엄마도 준비될 시간이 필요해요 (0) | 2025.04.06 |
아기 장염, 이렇게 대처했어요 (0) | 2025.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