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발달

장난감 많은데 왜 안 가지고 놀까

제주 예니 2025. 4. 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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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은 이렇게 많은데… 왜 안 가지고 놀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생각이 드는 분들 많으시죠.
아기에게 좋은 자극을 주고 싶어서 종류별로 장난감을 샀는데,
정작 아이는 박스만 뜯고 다른 데로 기어가버리는 상황. 참 허무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저 역시 그랬어요. 아기 생일을 맞아 알록달록한 장난감들을 열심히 비교해서 사놨는데, 막상 아이는 포장지만 물고 뜯고, 장난감에는 눈길도 안 주더라고요. “이거 다 뭐야...?” 싶은 그 허무함. “우리 애는 왜 이러지? 이상한 건가?” 싶어 검색창에 손이 가기 시작했죠.

“혹시 우리 아이, 발달이 느린 걸까요? 장난감에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건 꼭 문제라기보다, 발달 시기와 감각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들을 하나씩 살펴보려 해요.

 

 장난감에 금방 싫증내는 이유

  • 감각 과부하: 너무 많은 장난감이 한꺼번에 주어지면, 아기 뇌는 정보를 처리하지 못해 오히려 ‘차단’ 반응을 보입니다. 실제로 장난감 코너에서 아이가 멍하게 멈춰 있는 경우도 많죠.
  • 발달 단계 미스매치: 아직 손 조작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데 복잡한 장난감이 주어지면, 흥미보다는 좌절을 느낄 수 있어요. 아기는 ‘할 수 있다’는 성공 경험을 좋아합니다.
  • 관계 중심 시기: 12~24개월은 장난감보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더 흥미로운 시기입니다. 장난감보단 ‘사람과 노는 것’을 원할 수도 있어요.
  • 환경 루틴 부족: 장난감이 늘 널브러져 있고, 주기적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아이는 집중보다 ‘피로’를 먼저 느끼게 됩니다.

생각보다 아기의 놀이 흥미는 단순한 자극보다 ‘안정감’에서 시작되기도 해요. 조용한 공간, 정돈된 분위기, 그리고 익숙한 사람이 함께해주는 것. 이게 1살 아이에겐 최고의 놀이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대응 팁

  • 장난감 갯수를 줄이고 로테이션: 한 번에 3~5개만 꺼내고, 며칠에 한 번 교체해주는 방식이 좋습니다. ‘처음 보는 듯한’ 새로움이 생겨요.
  • 같이 놀아주는 시간 만들기: 혼자 노는 걸 기대하기보단, 엄마/아빠와 10~15분 함께 놀이해주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달라집니다.
  • 단순한 장난감부터 시작: 촉감공, 컵쌓기, 소리 나는 책처럼 결과가 단순한 장난감이 오히려 흥미를 유발합니다.
  • 놀이 공간 정돈: 바구니에 분류하고, 놀이 전후 정리 루틴을 함께 만들어보세요. 공간도 마음도 정돈돼요.

실제로 장난감을 바구니 3개로 나눠서 돌아가며 꺼내놨더니, 예전에 관심 없던 딸랑이를 오랜만에 꺼내주자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제서야 ‘지금까지는 너무 한꺼번에 보여줬구나’ 싶었죠.

 

 

우리 아이는 장난감보다 ‘함께 노는 경험’을 더 좋아할 수도 있어요

많은 부모들이 ‘좋은 장난감=잘 놀 거야’라고 기대하지만,
1살 아기의 세계는 장난감보다 사람과의 놀이, 반복되는 상호작용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책을 읽어주는 시간, 눈을 맞추고 까꿍놀이 하는 순간, 컵을 옮기며 "여기! 저기!" 하는 말놀이.
이런 단순한 상호작용이야말로 1살 아기에게는 최고의 놀이이자 학습입니다.

아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안정된 관계 속에서, 반복되고 예측 가능한 놀이가 훨씬 더 큰 자극이 됩니다. 즉흥적인 장난감보다 ‘기다렸다가 엄마랑 같이 까꿍!’ 하는 놀이가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거죠.

장난감에 관심을 안 보인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지금 더 집중하고 싶은 무언가가 따로 있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아이는 매일 새로운 세계를 탐색 중이고, 그 여정에 부모가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 됩니다.

오늘도 아이와 눈 맞추며 한 가지 장난감으로 5분만 놀아보세요.
그 순간이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놀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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