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왜 이렇게 자꾸 우는 거야… 내가 뭘 또 잘못했나?”
밤 2시, 아기를 안고 거실을 맴돌며 제가 가장 자주 중얼거렸던 말이에요.
신생아를 처음 품에 안던 그 날, 저는 분명 눈물 나게 벅찼는데… 하루하루가 지나며 그 벅참은 언제부턴가 자책으로 바뀌어가고 있었어요.
분유 온도가 살짝만 달라도 입을 꾹 다물고, 기저귀를 갈다 허둥지둥하면 아기가 소리 내 울고, 낮잠 시간 놓쳐서 아이가 더 울면… “엄마가 또 서툴렀지” 하며 저 자신을 미워했어요.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었던 날들
아기 낳기 전엔 ‘나는 좋은 엄마가 될 거야’라는 생각을 정말 자주 했어요.
좋은 이유식을 만들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하루하루 기록도 꼼꼼히 남길 줄 알았죠.
그런데 현실은… 이유식은 남기기 일쑤고, 매일 밤 안아서 재우다 같이 잠든 날이 더 많고, 아기 성장 기록은 휴대폰 사진첩에만 쌓여갔어요.
그리고 그런 제가 싫었어요. “나는 왜 다른 엄마들처럼 못할까?” 그런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쳐갔죠.
아기는 처음이고, 나도 처음이에요
어느 날, 정말 지쳐서 육아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다가 어떤 엄마의 글을 보게 됐어요.
그 안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아기는 처음이고, 나도 처음이에요. 그러니 우리는 매일 함께 연습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 문장을 읽고 나서 저도 모르게 울었어요.
‘맞아, 나도 처음인데 왜 매일 혼자 완벽하려 했을까?’ 그때부터 조금씩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서툴러도 괜찮아요, 그건 엄마가 되고 있다는 증거예요
엄마가 된다는 건 단지 아기를 낳았다는 의미가 아니더라고요.
엄마는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 만들어져 가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아기가 처음 뒤집던 날, 제가 가장 크게 기뻐했고 아기가 이유식을 뱉어도 “괜찮아~” 하고 웃게 된 건 서툰 만큼 제가 매일 단단해지고 있었다는 증거였어요.
우리는 육아 서적도, 전문가 조언도 많이 접하지만 결국 엄마는 ‘직접 겪으며 깨닫는 힘’을 가진 사람이에요.
실수했던 날
- 모로반사도 모르고 자꾸 아기가 깨는 걸 이상하게만 생각했던 날
- 이유식 온도를 잘못 맞춰서 입을 꾹 다물던 순간에, ‘편식이네’ 했던 날
- 아기가 울면 무조건 내가 뭘 잘못한 거라고 자책하던 밤들
그때는 창피하고 속상했는데… 지금은 그 모든 날이 저도 함께 자란 기록이 됐어요.
엄마가 엄마에게 전하는 말
전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해요.
“아기만 키우는 게 아니라, 나도 키우고 있다.”
아기가 뒤집기를 배우듯, 엄마도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아기가 이유식을 씹어 삼키듯, 엄마도 하루를 버티고 음미해가며 성장하는 거예요.
그러니 제가 지금도 밤마다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며 눈물 글썽이는 어느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서툰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오늘도 좋은 엄마
완벽한 이유식, 잘 정리된 성장일기, 예쁜 옷 입은 아기 사진… 그게 좋은 육아의 전부는 아니에요.
지금 아이 곁에 있는 그 마음, 그게 바로 ‘제일 좋은 엄마’라는 걸 전 알게 됐어요.
내일도 서툴 수 있어요. 하지만 오늘보다 조금 더 알아갈 거예요. 그러면 된 거예요. 우리는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고 있어요.
서툴지만 소중한 모든 엄마들에게,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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