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울 뻔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사실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졌죠. 거실에 앉아서 식은 커피를 들고 한숨을 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육아가 왜 이렇게 힘들까?" 말끝을 흐리며 나 자신을 다독이려 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계속 소리가 울렸어요. “육아가 힘들어요. 나, 너무 지쳤어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어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나도 같이 울고 싶어졌던 건. 하루종일 말동무도 없이 아이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고요해서 오히려 숨막히게 느껴졌어요.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아이를 보면 웃음이 나요. 정말 예쁘죠.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 갑자기 “엄마” 하고 부르며 안겨올 때,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에요. 그런데도… 그 아이를 돌보는 일이 왜 이렇게 고된 걸까요?
밥 먹는 것도 전쟁, 낮잠 재우는 것도 눈치싸움, 기저귀 갈다가 도망치고, 옷 갈아입히려 하면 뒤집고, 하루종일 바닥에 앉아 놀아주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손목도 욱신거려요. 밤엔 아이가 울까봐 깊은 잠도 못 자고, 아침이 되면 다시 똑같은 하루가 시작돼요. 잠깐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 그 하루가 나를 점점 무너뜨리고 있었죠.
내 감정이 잘못된 걸까? 싶은 순간
아이를 키우는 동안 자주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내가 너무 못하는 건 아닐까?’ 라는 죄책감이에요. 지친다고 느끼는 나, 힘들다고 말하고 싶은 나를 스스로 자꾸만 다그치게 되더라고요.
누구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잘만 해낸다는데 나는 왜 하나도 이렇게 벅찰까. SNS 속 웃는 엄마들을 보면 더 초라해지고,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닐까 싶어 숨기게 돼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이런 감정도 육아의 일부”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매일 웃으며 예쁘게 아이를 돌보는 건 드라마 속 이야기일 뿐이더라고요.
지쳐서 울었던 그날
하루 종일 아이가 짜증을 내던 날이었어요. 잠도 제대로 안 자고, 먹는 것도 거부하고, 안아줘도 울고 내려놔도 울고… 오후 3시쯤엔 제 머리 속도 하얘졌어요. 결국 화장실 문을 닫고 바닥에 앉아 조용히 눈물을 흘렸어요. 그날은 정말이지, “육아가 힘들어요” 이 한 마디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울고 나니까 조금 나아졌어요. 마음 속에 가득 쌓인 응어리가 눈물과 함께 살짝 녹아내린 기분이었달까요. 그날 저녁, 아이가 제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면서 괜히 또 미안해지고… 다시 잘해보자 다짐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시 일어서는 이유
아이를 키우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가 처음 "엄마"라고 부르던 순간, 나를 꼭 끌어안고 웃어주던 그 눈빛, 내 손을 잡고 첫걸음을 내딛던 그 떨림… 그런 순간들이 분명 존재해요.
지치고 무너질 것 같은 날에도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아이를 향해 웃는 건 엄마이기 때문이에요. 지켜주고 싶은 존재가 있다는 건, 때론 힘이자 무거운 책임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
엄마의 진심
오늘도 육아가 벅찬 날이었나요? 지금도 아이가 잠든 사이 몰래 눈물 흘리고 있진 않으세요?
그렇다면 저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그 마음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육아가 힘들어요. 하지만 그 말 한 마디에 담긴 고생과 사랑, 누구보다 엄마가 잘 알잖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우리, 오늘 하루도 버텨낸 우리, 정말 대단하다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내일 아침,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며 또다시 하루를 시작하겠지만 오늘만큼은 우리 마음을 꼭 안아주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