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기 입 안에서 하얀 점 하나가 올라오는 걸 봤을 때, 얼마나 놀랍고 신기했는지 몰라요. 그 작은 점이 며칠 뒤엔 조그만 이가 되고, 아이가 웃을 때마다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더라고요.
아이의 첫 치아는 마치 우리 둘 사이에 새로 생긴 어떤 이정표 같았어요. ‘이제 얘도 점점 자라는구나, 진짜 아이가 되는구나’ 싶었죠. 하지만 그만큼 ‘이건 또 뭘 해줘야 하지?’라는 새로운 걱정도 따라왔어요.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역시 양치였어요. “언제부터 해줘야 하지?” “치약은 써도 될까?” “혹시 싫어하면 억지로 해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결국 ‘하나씩 해보면서 알아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첫니가 올라온 건 6개월쯤
우리 아이는 생후 6개월 조금 넘었을 때 아래 앞니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사실 처음엔 입안에 뭔가 흰 게 묻은 줄 알고 닦아주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잇몸 사이로 아주 작고 뾰족한 이가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아이는 침도 더 많이 흘리고, 뭐든지 입에 가져가 물어보려 하더라고요. 흔히들 말하는 이앓이 증상이 시작된 거죠. 이 시기에는 입 안을 청결하게 관리해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해서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관리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치아관리, 언제부터 시작했냐면요
처음 이가 올라오고 나서는 당장 양치질을 시작하기보다는 부드러운 거즈에 물을 적셔 닦아주는 방식으로 시작했어요. 이유식 시작 전부터 입 안 닦기는 해줬었지만, 이가 나면서부터는 더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거즈는 생각보다 번거롭고, 아기가 입을 잘 벌려주지 않으면 힘들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게 실리콘 손가락 칫솔이었죠. 손가락에 끼우고 문질문질 해주면 아이가 거부감도 덜하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느끼는 것 같아서 자주 사용했어
칫솔과 치약은 언제부터?
돌이 지나고 어느 정도 스스로 서고 걷고, 손도 잘 쓰게 되면서 저는 아기용 칫솔을 하나 사줬어요. 머리 크기가 작고, 솔도 아주 부드러운 유아 전용 제품이었어요. 처음엔 칫솔을 입에 넣기만 해도 신기한지 웃고, 자기가 계속 쥐고 있으려고 해서 그걸로 놀이하듯 양치 연습을 시작했죠.
치약은 돌 지난 후부터, 아주 소량으로 시작했어요. 삼켜도 되는 무불소 제품 중에서도 성분을 꼼꼼히 살펴봤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바나나향이나 딸기향으로 골랐어요. 물론 처음엔 거부하고, 입에 넣자마자 표정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반복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치카치카를 싫어했을 때
아이마다 양치를 좋아하는 성향이 다르잖아요. 저희 아이는 처음엔 좋아하더니, 어느 날부터 갑자기 싫다고 고개를 젓기 시작했어요. 입을 꼭 다물고 도망가고, 울고 불고… 억지로 하자니 너무 미안하고, 안 하자니 찝찝하고, 정말 애매하고 속상한 순간들이었죠.
그래서 바꾼 접근 방법은 ‘놀이처럼 만들기’였어요. 치카송을 틀고 따라 부르면서 율동처럼 해주기도 하고, 칫솔을 엄마 인형 입에 넣어 닦는 척 보여준 다음 “토끼도 치카했네~ 우리 아기도 해볼까?” 이런 식으로 유도했어요.
그 외에도 거울 앞에서 같이 양치하는 척하면서 흉내 내기, ‘치카 끝나면 좋아하는 스티커 붙이기’ 등 작지만 효과 있는 방법들도 시도해봤고요. 하루만에 바뀌진 않았지만, 조금씩 ‘양치는 재미있는 거구나’라는 인식이 생긴 게 느껴졌어요.
우리 집 치아관리 루틴은 이렇게 가고 있어요
지금은 매일 자기 전 한 번은 꼭 양치하고 자요. 낮에는 상황 따라 물 칫솔질 정도만 해주고, 밤엔 무불소 치약을 아주 소량 짜서 본격적인 양치 루틴을 만들었어요.
아이가 기분 좋을 때, 예를 들면 목욕 후나 놀다가 잠시 쉬는 타이밍에 맞춰 양치를 유도하면 거부감도 훨씬 적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집은 고정된 시간보다는 아이 컨디션에 따라 유연하게 루틴을 짜고 있어요.

마무리하며
아기 치아관리는 하루아침에 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엄마도, 아이도 조금씩 적응하면서 함께 배워가는 과정 같아요. 처음엔 입을 벌리지 않던 아이가, 이제는 칫솔을 들고 따라오면서 “치카치카~”라고 말할 땐 마음이 너무 뿌듯하고, ‘잘하고 있구나’ 싶어요.
저도 아직 매일 치카 전쟁(?) 중이지만, 웃으면서 하나씩 익숙해지고 있는 우리 아이를 보며 오늘도 힘을 내고 있어요. 이 글이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