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막막했던 아기 칫솔질, 어떻게 시작했을까요?
이유식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아이의 입속 상태가 점점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어요. 특히 고구마나 바나나 같은 끈적한 음식을 먹은 날에는 입 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게 눈에 보이니까 괜히 걱정되더라고요. 처음에는 거즈로 입술이나 잇몸 주변을 닦아주는 정도로만 했는데, 아이가 첫니를 드러내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칫솔질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마음과 달리 막상 칫솔을 손에 쥐고 아이 앞에 서면 "언제부터 하는 게 맞을까?", "애가 거부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들이 앞서더라고요. 아무리 정보가 많다 해도,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건 직접 해보면서 터득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처럼 처음 아기 칫솔질을 시작하는 게 어렵고 헷갈리는 분들께, 저희 집의 실제 경험과 팁을 나눠보려고 해요.

아기 칫솔질,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기 칫솔질의 시작 시점은 보통 첫니가 나는 시기, 즉 생후 6개월 전후라고 해요. 이 시기에 딱히 치아가 없어 보인다 해도 잇몸 위로 하얀 이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입 안 위생을 조금씩 챙겨줘야 하더라고요. 저희 아이도 7개월이 지나면서 아래 앞니 두 개가 올라왔어요. 그때부터 낮잠 후나 밤에 자기 전에 손가락용 실리콘 칫솔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닦아줬어요. 처음엔 아이가 입을 벌리기 싫어하거나 칫솔을 물고 장난만 쳤지만,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반복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졌어요. 중요한 건 이 시기에 '양치=무서운 것'이 아니라, '양치=재밌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예요. 엄마가 웃는 얼굴로 재미있게 접근하면 아이도 훨씬 덜 거부하더라고요.
처음 칫솔은 어떤 걸 고르면 좋을까요?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는 손가락에 끼우는 실리콘 칫솔이 아주 유용해요. 저도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보다가 부드럽고 입 안 자극이 적은 제품을 선택했는데요, 실리콘 칫솔은 입 안 깊숙이 들어가지 않아서 안전한 느낌이 들었고, 손가락의 감각으로 아기의 반응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았어요. 그 후 아기가 1살이 넘고 위쪽 치아까지 나면서부터는 유아용 칫솔로 바꿨어요. 제가 선택할 때 중요하게 본 기준은 다음과 같아요. - 칫솔모가 아주 부드러운지 - 칫솔 머리 부분이 작아서 아이 입에 잘 맞는지 - 손잡이가 미끄럽지 않고 엄마 손에 잘 잡히는지 이 중에서도 칫솔모의 부드러움은 정말 중요해요. 아무리 귀여운 캐릭터가 있어도 모가 뻣뻣하면 아이가 입 안이 아파서 더 거부하게 되거든요.
아기 치약은 꼭 써야 할까?
처음부터 치약을 꼭 써야 하는 건 아니에요. 사실 첫 1년 동안은 치약 없이 물로만 양치해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아이가 돌 전까지는 그냥 물로만 헹구며 칫솔질을 해줬어요. 하지만 돌 이후에는 무불소, 무자극 성분의 유아용 치약을 아주 소량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치약을 너무 많이 짜면 아이가 삼키기 쉬우니까, 저는 쌀알 하나만큼만 짜서 살짝 묻혀 닦아줬어요. 요즘은 삼켜도 괜찮다고 알려진 성분 위주의 치약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그래도 혹시나 걱정되면 소아과나 치과에 상담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하루에 몇 번, 얼마나 닦아줘야 할까요?
처음에는 자기 전 한 번만 닦아줬어요. 아무래도 낮에는 아이도 바쁘고(?) 엄마도 정신이 없어서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점차 루틴을 잡아가면서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 닦는 걸 목표로 했어요. 시간은 딱 정해놓기보다는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 안에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보통은 1~2분이면 충분하다고 해요. 그리고 '이 닦는 시간'이라는 신호를 주기 위해 저는 항상 양치 노래를 틀었어요. 같은 음악을 매일 들려주니까 아이도 그 노래만 나오면 칫솔을 들고 오더라고요.
아기가 칫솔질을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이게 가장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부분일 거예요. 저도 하루에도 몇 번씩 "안 해! 싫어!" 외치는 아이를 붙잡고 씨름했었거든요. 이럴 때는 억지로 입을 벌리게 하기보다는, 잠깐 쉬어가거나 방향을 바꿔주는 게 오히려 나았어요. 예를 들어, - 인형이나 엄마 칫솔을 먼저 닦는 척 보여주기 - 재미있는 거울 놀이처럼 거울 앞에서 양치하기 - 전동칫솔처럼 생긴 장난감으로 흥미 유도하기 이런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려줬어요. 아이에게 "양치는 꼭 해야 하는 고된 일"이 아니라, "엄마랑 노는 시간"이라는 인식을 주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이제는 스스로도 닦고 싶어 해요
처음에는 입도 잘 안 벌리던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칫솔을 들고 흉내 내듯 양치하는 모습을 보여요. 물론 아직은 마무리 양치가 꼭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아이의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양치를 마친 후엔 꼭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고 있어요. "우리 ○○이가 오늘도 잘 닦았네~!" 하고 박수도 쳐주면, 아이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번져요.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아이에게 '나는 칫솔질을 잘하는 아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 같아서, 작지만 중요한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소아치과 정기 검진도 함께 챙겨요
아기 칫솔질만으로 완벽하게 관리하기는 어려우니까, 저는 돌 이후에 소아치과 검진도 함께 받고 있어요. 처음 치과에 갔을 땐 엄청 긴장했지만, 아이와 함께 미리 책으로 치과 놀이를 하고 갔더니 생각보다 무사히 지나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치아 배열이나 치아 사이 간격 등을 체크해주시고, 올바른 칫솔질 방향도 직접 보여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아이에게 병원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구강 건강에 대한 경각심도 키워주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아기 칫솔질은 평생 습관의 시작이에요
처음엔 정말 별거 아닌 일처럼 느껴졌던 아기 칫솔질이, 시간이 지나며 '아이의 평생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걸 실감하게 됐어요. 입 속 위생은 곧 면역력과도 연결되니까요. 그리고 이런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더라고요. 엄마 아빠가 매일 같이 즐겁게 해주고, 반복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게 중요했어요. 혹시 지금 양치를 힘들어하는 아이와 씨름 중이시라면,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함께해보세요. 언젠가는 스스로 "엄마 나 양치할래~" 하는 날이 올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