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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눈 마주침 없음 저도 불안했어요

제주 예니 2025. 4. 1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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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어요. 아기가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넘겼죠. 그런데 3개월이 넘어가도 눈을 잘 마주치지 않고, 내가 웃어도 반응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그때부터 마음 한켠이 불안해졌어요. 주변 친구들 아기들은 눈 맞추고 방긋 웃는다는데, 우리 아기는 늘 멍하니 허공만 보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여서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혹시…’ 하고 무서운 단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밤마다 검색만 하게 됐어요.

눈 마주침, 꼭 그렇게 빨리 되는 걸까요?

검색을 해보면 2~3개월 무렵부터 엄마랑 눈을 맞추고 미소 짓는 시기가 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모든 아기가 정해진 시기에 딱 맞춰 반응하는 건 아니래요. 특히 조리원 생활이 길거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아기들은 눈 맞추는 자극을 덜 받아 시작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해요. 또, 아기가 주변 환경에 익숙하지 않거나 시각 자극이 강할 때는 자연스럽게 피하려는 경향도 있을 수 있고요.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다른 아기들과 비교하지 않기로 했어요

친구들 아기 사진이나 영상 속 ‘방긋 웃는 아기’ 모습은 너무 귀엽지만, 내 아기와 비교하면 괜히 더 마음이 복잡해져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비교하는 걸 의식적으로 멈췄어요. 우리 아기만의 속도가 있는 거고, 그걸 존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요한 건 아기가 **눈을 아예 안 마주치는지**, **간헐적으로라도 시선이 머무는 순간이 있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완전한 무반응이 아니라면 일단은 지켜볼 수 있는 시기라는 말이 위안이 되었어요.

소아과에서 들었던 말, 아직은 너무 이르다고요

결국 너무 불안해서 병원에 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시고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3개월이면 이제 세상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단계예요. 눈 마주침이 늦는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생후 4~5개월에도 시선을 따라오고, 간헐적인 교감이 보인다면 충분히 정상 범위 안에 있어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조금 마음이 놓였어요. 모든 발달은 범위가 있다는 말, 그 말을 그때 처음 실감했답니다.

눈 마주침 유도, 이렇게 해봤어요

병원 다녀온 후에는 일부러 더 자주 눈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기저귀 갈 때, 목욕할 때, 수유할 때마다 아기 눈을 보며 말을 걸었어요.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또, 아기 시선보다 살짝 위에서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됐어요. 눈을 맞추는 순간이 생기면 바로 칭찬해주고, 그 반응에 내가 더 감정적으로 반응해줬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지만, 조금씩 시선을 주는 시간이 늘어나는 게 느껴졌어요.

 

눈을 맞추는 그 순간, 세상이 멈춘 것 같았어요

어느 날 아침이었어요. 아기가 눈을 맞추더니 방긋 웃었어요. 진심으로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았어요. 그 몇 초의 시선 마주침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동이었어요. 그 후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눈을 마주치고, 손을 뻗고, 웃는 모습을 보여줘요. 너무 걱정했던 그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야 알겠더라고요. 아기마다 리듬이 있다는 걸,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요.

혹시 걱정되고 불안하다면

눈 마주침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땐 일단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게 가장 정확해요. 단순한 시각 반응 문제일 수도 있고, 발달 속도의 차이일 수도 있으니까요. 눈을 아예 안 보거나, 부르면 반응이 전혀 없고, 감정 표현도 없이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성장 속도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차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엄마의 걱정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죠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불안했을까 싶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니까 걱정이 되는 거고, 매일매일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예민해지는 거잖아요.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걱정하는 누군가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아기들은 결국 엄마와 눈을 맞추는 날이 반드시 온다고요. 우리 아이는 그렇게 나를 향해 웃고 있어요. 그러니 오늘은 아기의 눈을 바라보며, 조급한 마음 대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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