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전

아기 낯가림 언제까지?

제주 예니 2025. 4.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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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구에게든 웃던 아기가 갑자기 낯선 사람을 보면 울어요. 시무룩한 표정으로 엄마 품에 꼭 안기고, 친척이 말을 걸어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외면해요.

“어… 왜 이러지?” “혹시 사회성이 부족한 건가?” “사람 무서워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 한 번쯤 해보셨죠?

사실 저도 그랬어요. 예전엔 누가 안아도 해맑게 웃던 아기가 8개월 무렵부터는 저 아니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봤어요. 아기 낯가림 시기, 왜 오는지, 언제 끝나는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아기 낯가림, 언제부터 시작되나요?

보통 6~9개월 사이에 첫 낯가림이 시작돼요. 물론 아기마다 시기가 다르고, 더 이르게 시작하거나 12개월이 넘어서 오는 경우도 있어요.

낯가림이 시작되면 아기는 - 낯선 사람을 보면 울거나 외면하고 - 엄마/아빠에게만 안기려 하고 - 큰 소리나 낯선 장소에서도 쉽게 불안해해요.
이런 모습은 사회성 부족이 아니라, 정서 발달의 일부예요.

왜 갑자기 낯을 가리기 시작할까요?

아기들은 생후 6개월 전까진 사람 얼굴을 다 비슷하게 인식해요. 하지만 뇌가 자라면서 점점 “나와 친한 사람 vs 낯선 사람”을 구별할 수 있게 되죠.

그 시점에 나타나는 게 바로 ‘낯가림’이에요. 이건 정서적으로 엄마를 “안전기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고, 정상 발달의 한 과정이에요.

실제 이야기 – 갑자기 울음 터진 7개월 우리 아이

어느 날 시댁에 인사 갔을 때였어요. 할머니가 반갑게 아기를 안아주려는 순간,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고 울음을 터뜨렸어요.

그 전에 몇 번 봤던 분인데도, 그날따라 아기 표정이 확 굳더라고요. 결국 저한테 꼭 안긴 채 눈물 뚝뚝… 그 순간, 아기가 ‘이젠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했구나’ 싶었어요.

이 시기 부모가 주의할 점

낯가림이 생겼을 땐 아이가 느끼는 불안이 커요. 그럴수록 부모는 아래를 기억해두면 좋아요.

  • 1. 강제로 안기게 하지 않기
    “괜찮아~ 울지 마~” 하며 억지로 안기게 하면 아이는 더 큰 불안을 느껴요.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해요.
  • 2. 엄마가 옆에서 소개해주기
    “이모야~ 같이 책 보자~”처럼 아이가 익숙한 사람 목소리로 낯선 사람을 소개하면 낯가림 강도가 낮아질 수 있어요.
  • 3. 아기 감정에 공감해주기
    “놀랐구나~ 엄마 옆에 있을게” 짧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줘요.
  • 4. 외출 전 낯선 환경 미리 설명해주기
    “오늘은 사람들이 좀 많을 거야~” 예고해주는 것만으로도 아기 마음이 준비돼요.

 

낯가림, 얼마나 오래가나요?

보통 6~9개월쯤 시작해서, 돌 전후에 강해졌다가 18개월쯤이면 점점 줄어들어요. 물론 아이 기질에 따라 더 길게 이어지기도 해요.

중요한 건, 이 시기 아이가 낯선 사람을 ‘무서운 존재’가 아닌 ‘조심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오히려 사회성 발달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사회성 부족은 아닐까요?

많은 부모들이 낯가림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소심한 거 아닌가요?”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요?” 하고 걱정해요.

하지만 **단순한 낯가림은 ‘기질’과 관련된 문제**일 뿐 사회성 부족과는 다릅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점점 새로운 사람에게도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가요.

이 시기,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

  • 감정 표현 그림책 예: “기분을 말해봐”, “내가 처음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등 아이와 함께 감정을 배우는 데 좋아요.
  • 부모의 안정된 표정과 말투 아기는 엄마 얼굴을 계속 관찰해요. 낯선 상황에서도 엄마 표정이 평온하면 아이도 안정감을 느껴요.
  • 천천히, 반복해서 만남 이어가기 낯가림이 있다고 해서 외출이나 만남을 줄이기보단 천천히, 자연스럽게 반복 노출하는 게 좋아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는?

일반적인 낯가림은 시간이 지나며 줄어들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엔 발달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어요.

  • 30개월이 넘었는데도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경우
  • 시선 맞추기, 웃기, 반응 보이기가 거의 없는 경우
  • 자극에 대한 반응이 매우 강하거나, 극도로 회피하는 경우

마무리하며 – 낯가림은 성장의 증거예요

낯가림이 시작되면 아이와 외출하는 것도, 사람 만나는 것도 왠지 조심스러워져요. 하지만 그건 내 아이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구별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에요.

울고, 도망가고, 외면하던 그 낯가림의 시기도 나중엔 어느새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아이로 바뀌어 있을 거예요.

지금 이 낯가림 시기는 내 아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첫 걸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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