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손톱, 저는 너무 무서워서 못 깎았어요
출산하고 집에 돌아온 지 5일째 되던 날이었어요. 밤새 아기가 자다가 얼굴을 긁었는지, 볼에 붉은 자국이 생겨 있더라고요. 처음엔 단순히 베긴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손톱 자국이었어요. 그제야 아기의 작은 손가락을 제대로 들여다봤죠. 와… 이게 신생아 손톱이라고? 생각보다 길고, 뾰족한 게 놀라울 정도였어요.
그날부터 저의 고민이 시작됐어요. 신생아 손톱을 그냥 두면 자꾸 얼굴을 긁고, 그렇다고 자르자니 너무 작고 여려서 겁나고… 처음 엄마가 되면 한 번쯤 겪는 그 두려움, 저도 똑같이 겪었답니다.
처음엔 손싸개로만 버텼어요
손톱을 깎을 자신이 없어서 일단 손싸개부터 꺼냈어요. 계속 손을 감싸두면 못 긁겠지 싶었죠. 하지만 손싸개도 오래 씌우면 손 감각 발달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도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특히 여름엔 땀이 차서 손에 열이 오르고, 자꾸 손싸개를 벗으려고 하더라고요.
‘그래, 이젠 깎아야 할 때인가 보다’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깎으려고 하면 손이 덜덜 떨렸어요. 혹시 살을 자를까 봐, 혹시 아기가 놀랄까 봐. 정말 진땀 흘리며 손톱깎이를 들었던 기억이 나요.
신생아 손톱, 언제부터 깎을 수 있을까?
검색을 해보니 신생아 손톱은 생후 1주일~10일쯤부터 자라기 시작해서 그때부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손톱이 얇고 살에 붙어 있어서 자르기보다 ‘갈아주기’부터 시작하라는 의견도 많았어요.
요즘은 신생아 전용 손톱가위, 전동 손톱갈이 같은 도구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엄마가 손에 맞는 걸 고르면 훨씬 수월하게 깎을 수 있어요. 저는 결국 손가위는 도전 못 하고, 전동 손톱갈이로 시작했어요. 약하게 진동하는 느낌이라 아기도 놀라지 않고, 자다 깰까 봐 걱정했던 제 마음도 편하더라고요.
처음 손톱 깎은 날의 실수
손톱을 처음 갈던 날, 욕심 부려서 너무 짧게 갈았다가 다음 날 손끝 피부가 붉게 일어났던 기억이 있어요. 다행히 아기가 울진 않았지만, 괜히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날 이후로는 조금 남기더라도 자주 깎는 쪽을 선택했어요.
엄마 커뮤니티를 보니 저랑 비슷한 엄마들이 정말 많았어요. 누구는 수유 중에 몰래 깎고, 누구는 아기 자는 동안 불 끄고 헤드랜턴 쓰며 깎고… 별별 상황이 다 있더라고요. 그 이야기들이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이렇게 관리하고 있어요
저희 아기는 현재 생후 두 달째예요.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아기 손톱을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보통 아기 수유 끝나고, 졸음 오는 타이밍에 전동 손톱갈이로 살살 갈아줘요. 왼손, 오른손 하나씩 손가락에 맞춰 천천히 돌려주면 아기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졸고 있어요.
초반엔 두 손으로 땀 흘리며 하던 일이 이젠 ‘하루 루틴’처럼 편안해졌어요. 엄마도 함께 성장한다는 말, 이럴 때마다 정말 실감해요.
신생아 손톱,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요
신생아 손톱은 우리 아기가 스스로 상처 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지만, 생각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저는 뒤늦게 알았어요. 너무 겁먹지 않아도 괜찮아요. 차근차근 나만의 루틴을 만들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손톱 관리도 편해져 있더라고요.
혹시 지금도 ‘언제 깎지…’, ‘나 잘할 수 있을까?’ 하고 망설이고 있다면 괜찮다고, 다들 처음엔 그랬다고 이 글이 조용히 말해주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매일 조금씩 잘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