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거부할 때 직접 시도한 방법들
“오늘도 이유식 실패…” 숟가락을 보는 순간 입을 꾹 다물고, 등 돌리고,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우리 아기. 예니도 이유식 초기엔 정말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어요.
주변에선 “그냥 지나가는 시기야”, “시간 되면 다 먹어”라고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을 겪고 있는 엄마 마음은 다르죠. ‘왜 안 먹는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와요.
오늘은 그런 엄마들을 위해 이유식 거부할 때 제가 직접 시도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정리해볼게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겪는 상황을 중심으로 정리했어요.
1. 이유식 시작 시기 다시 점검해보기
아기마다 ‘먹을 준비’가 된 시점은 달라요. 생후 6개월이라고 무조건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 혼자 앉기 가능 여부
- 손으로 입에 가져가기 시도
- 주변 음식을 관심 있게 보는지
이런 ‘준비 신호’가 충분하지 않으면 이유식 자체를 불편하게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아예 **한두 주 쉬어가는 엄마들도 많아요.** 기준은 달력이 아니라 ‘우리 아기’니까요.
2. 수유 간격 조절로 배고플 때 시도
수유 직후에 이유식을 주면 당연히 입에 들어가지 않아요. 공복감을 살짝 느낄 때 시도하면 거부감이 줄어들기도 해요.
예를 들어, 수유 간격이 3시간이라면 이유식을 수유 30분~1시간 전에 주는 식으로 살짝 배고픈 타이밍을 활용해보는 거죠.
3. 텍스처(입자) 바꿔보기
미음을 싫어하는 아기가 있는 반면 살짝 질감이 있는 죽 형태를 좋아하는 아기도 있어요.
예니는 처음엔 너무 곱게 간 이유식을 줬었는데, 아기가 입으로는 받아도 삼키지 않고 뱉더라고요. 반대로 입자가 살짝 살아있는 묽은 죽 형태로 바꾸자 거부 반응이 확 줄었어요.
질감, 온도, 농도 모두 실험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4. 자리에 앉는 걸 싫어할 수도 있어요
아기 의자에 앉는 것부터 거부한다면,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로 느껴질 수 있어요.
이럴 땐:
- 아기 의자에 미리 앉혀 장난감으로 놀게 하기
- 짧은 시간만 앉히고, 거부하면 바로 빼주기
- 식사와 관련 없는 공간에서도 이유식 시도
이유식 자체가 아니라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일 수 있음을 생각해보면, 해결 실마리가 보일 수 있어요.
5. 먹는 흉내 내기 & 가족 식사 함께하기
아기들은 엄마, 아빠를 따라 해요. 엄마가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같이 식탁에 앉는 것만으로도 아기가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예니는 일부러 이유식 시간에 비슷한 색감의 죽을 같이 먹는 흉내를 냈어요. 그랬더니 하루는 숟가락을 뺏더니 자기 입으로 넣는 시도를 하더라고요!
말보다 ‘행동’이 더 효과 있는 시기예요.
6. 식사 도구 바꿔보기
숟가락 모양, 재질, 색상 하나에도 아기 반응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요.
실리콘 숟가락, 넓적한 스푼, 손잡이가 굵은 것 등 **몇 가지 종류를 테스트**해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또는 아예 손으로 먹게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7. 직접 떠먹게 해보기 (BLW 요소 도입)
요즘은 스스로 먹게 하는 BLW 방식도 많이 시도하죠. 거부가 심한 아기에게 **한 입은 떠먹이고, 한 입은 손으로 주기** 등 혼합 방식으로 접근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
쌀떡, 바나나, 삶은 고구마 등 한 손에 잡기 쉬운 재료부터 시작해보세요.
8. 이유식 시간 줄이기 & 강요하지 않기
거부한다고 계속 붙잡고 30분 이상 시도하면 아기 입장에선 “이 시간이 고통”이 돼버릴 수 있어요.
15분 이내로 이유식 시간을 제한하고, 먹지 않으면 과감히 다음 끼니로 넘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먹어야 한다’는 압박이 줄어들면, 오히려 다음 끼니에 잘 먹는 경우도 많아요.
9. 이유식 거부가 길어질 때는? 체크해봐야 할 것들
일시적인 거부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해결돼요. 하지만 2주 이상 계속 거부하거나 체중 감소, 구토, 삼키기 어려움 등의 증상이 함께 있을 땐 소아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걸 추천해요.
알레르기, 소화기 문제, 구강 구조 문제 등 의학적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엄마도, 아기도 처음이에요
이유식 거부는 엄마로서 ‘좌절’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는 시기예요. 하지만 우리 아기 입장에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적응”일 뿐이에요.
오늘 소개한 여러 가지 방법들 중 우리 아기에게 맞는 단 하나를 찾는 그 여정이 바로 진짜 육아 아닐까요?
저도 그랬듯, 오늘 이유식 실패했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아기는 결국 먹어요. 엄마가 지치지만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