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이후

아기 상체만 열나요 저도 너무 걱정했어요

제주 예니 2025. 4. 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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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순간들이 찾아오죠. 어느 날 밤, 자다 깬 아기를 안았는데 몸이 너무 뜨거운 거예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팔, 가슴, 등 쪽만 그렇고 다리는 차가운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체온계로 열을 재봤지만, 기준보다 살짝 높은 정도였고 기운도 좋아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밤에 그렇게 뜨거운 상체를 마주하니 머릿속은 복잡해졌어요. 혹시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아기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지만 저는 새벽 내내 자꾸 아이의 몸을 만져보며 안절부절 못했어요.

 

상체만 뜨거운 건 왜 그런 걸까요?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저처럼 상체가 유독 뜨거운 아기를 걱정하는 부모님이 많더라고요. 대부분의 경우, 이건 생후 1년 전 아기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래요. 아기들은 아직 체온 조절 시스템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체와 하체의 온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특히 잠든 사이에는 머리나 가슴, 등 부위에 열이 몰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이건 꼭 병적인 열이 아니라 체온 순환과 땀샘 발달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즉, 몸 전체가 고르게 뜨거운 게 아니라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었죠.

체온계 수치는 애매한데 계속 신경 쓰여요

그날 이후로 저는 계속 아기 체온계를 끼고 살았어요. 그런데 매번 재보면 37.4도에서 37.6도 사이로 나오더라고요. 기준 체온보다 아주 조금 높은 수준이긴 한데 이게 또 신경 쓰이는 거예요. 소아과에서는 보통 겨드랑이 체온 기준 37.5도를 넘기면 열로 보지만, 이 정도는 일시적인 상승일 수 있고 아기 개개인의 체온 차이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건 숫자보다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라는 걸 알게 됐어요. 기운은 어떤지, 먹는 건 잘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거죠.

혹시 몰라 병원에 데려갔던 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들어 병원에 데려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이를 진찰하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시기 아기들은 머리와 상체 쪽 땀샘이 더 발달되어 있어서 자는 동안 열감이 있을 수 있어요. 다리나 손이 차가워도, 그것만으로 열이 있는 건 아니에요.” 의사 말처럼 아기 컨디션이 괜찮고 다른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지켜봐도 괜찮다고 하셨어요. 그 말에 마음이 좀 놓이긴 했지만, 그날 이후로는 더 주의 깊게 살피게 되더라고요.

상체만 뜨거울 때,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의사 선생님이 알려준 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예요. 열이 정말 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는 아기의 얼굴빛, 기운, 수유량, 배변 상태를 함께 보는 게 중요하대요. 체온만 높다고 무조건 아픈 건 아니고, 아이가 평소보다 처지거나 보채거나, 수유를 거부할 때는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또, 열이 나는 부위를 직접 손으로 확인할 땐 손바닥보다 볼 안쪽이나 입술로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알려주셨어요. 손바닥은 온도 인식에 둔감하니까요.

 

지켜보면서 제가 했던 작은 노력들

그 후로 저는 몇 가지를 신경 써서 관리해봤어요. 첫 번째는 실내 온도와 습도 조절이에요. 겨울이라 난방을 세게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열감이 더 심해졌던 것 같아요. 둘째는 아기 옷이에요. 평소보다 한 겹 적게 입히고, 땀이 차면 바로 갈아입혔어요. 셋째는 밤중 수유 시 담요를 덮을 때 상체 쪽만 덮거나, 얇은 거즈 이불을 사용했어요.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서 아이 체온도 점점 안정되는 걸 느꼈어요.

지금은 훌쩍 자라 그런 걱정도 잊었어요

돌이켜 보면 그때의 불안은 정말 컸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잊을 만큼 잘 자라고 있어요. 6개월이 지나고부터는 상체만 뜨거운 느낌이 거의 사라졌고, 몸 전체가 고르게 따뜻해졌거든요. 체온 조절이 서서히 안정되기 시작한 거겠죠. 아이가 웃으며 잠드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 그렇게 걱정했는데, 결국은 아무 일도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엄마의 직감은 언제나 옳아요

물론 저는 지금도 아이가 조금만 뜨거워도 걱정부터 앞서요.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열감인지, 진짜 열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생겼다는 점이 큰 위안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기의 컨디션은 엄마가 제일 잘 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체온계보다 정확한 건 엄마의 직감일지도 몰라요. 처음이라서 무서웠던 마음, 그 마음으로 병원을 찾고, 안심하고 돌아온 날들을 지나면서 엄마로서 조금은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마무리 – 너무 겁먹지 마세요

아기 상체만 뜨거울 때, 그게 꼭 문제 있는 건 아닐 수 있어요. 아직 체온 조절이 완벽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고, 대부분은 시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고요. 다만, 아이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질 땐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확인 받는 게 가장 안전해요. 아이는 잘 자라고 있고, 엄마도 하루하루 배우며 더 단단해지고 있어요. 그날의 걱정도 결국엔 성장의 일부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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