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장난감 정리 습관, 언제부터 알려줄까?
하루에도 몇 번씩 거실이 장난감으로 가득 차요. 아침에 치웠던 블록이 점심에는 다시 바닥에 널려 있고, 인형은 소파 위, 책은 주방까지 진출해 있죠. 처음에는 정리가 안 된 공간이 눈에 거슬렸지만, 곧 이게 ‘아이와 함께하는 집’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란 걸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엔 ‘언제쯤부터 정리를 가르쳐야 할까’ 하는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아이가 스스로 장난감을 정리할 수 있게 되면, 생활 습관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1. 아기 장난감 정리,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아기 장난감 정리 습관은 생후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부터 천천히 시작해도 괜찮아요. 물론 처음부터 잘하길 바라는 건 무리예요. 정리를 완성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정리란 행동’ 자체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우리 아이도 생후 20개월쯤부터 제가 ‘정리하자’고 하면 바구니를 가져오곤 했어요. 때로는 던져 넣기도 하고, 한 개만 넣고 도망가기도 했지만 그 모든 과정이 하나의 연습이더라고요. 아이가 무언가를 ‘도와주는 척’할 때가 정리 교육의 좋은 출발점이에요.
2. 어떻게 정리 습관을 자연스럽게 알려줄까?
아기에게 정리를 가르칠 때 가장 피해야 할 건 억지로 시키는 거예요. ‘이건 네가 어질렀으니까 네가 치워!’라고 하면 아이는 정리를 벌처럼 느끼게 돼요. 그래서 저는 놀이처럼 접근했어요. “자동차는 이제 주차하러 갈 시간이야”, “곰돌이는 집에 들어가야지” 이런 식으로요. 상자를 ‘동물원’이나 ‘블록 마을’처럼 이름 붙여줬더니 아기도 금방 관심을 보였어요. 엄마가 신나게 말하면 아기도 따라오는 법이니까요. 정리라는 행동이 의무가 아니라 또 다른 놀이처럼 느껴지게 해주는 게 핵심이에요.
3. 정리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한두 번 정리했다고 습관이 생기진 않아요. 오히려 처음엔 정리보단 방해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매일 한 번이라도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면, 아이는 ‘이 시간에는 뭔가를 치운다’는 감각을 가지게 돼요. 저는 밤에 자기 전 10분을 ‘정리 시간’으로 정해두고 그 시간만큼은 꼭 아이와 함께 치워요. 처음엔 손에 뭐라도 쥐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점점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게 되었어요.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혼자 했네?”, “엄마 안 도와줘도 잘했네”라고 말하면 아기도 자신감이 붙어요.
4. 정리 도구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야 해요
정리를 잘 하게 하려면 도구도 중요해요. 어른 기준의 수납장은 아기에게 너무 높거나 무거워요. 저는 바닥에 놓는 낮은 수납함을 사용하고, 안이 보이도록 투명한 플라스틱 바구니를 이용했어요. 그리고 각각의 바구니에는 그림이 그려진 라벨을 붙여줬죠. 예를 들어 자동차 상자엔 자동차 그림, 책 상자엔 책 그림. 덕분에 아이도 어느 바구니에 무엇을 넣는지 구분하기 쉬워졌고, 나중엔 “이건 여기에 넣는 거야”라며 스스로 정리하더라고요.
5. 정리 시간을 함께하는 게 핵심이에요
아기가 처음부터 혼자서 정리하길 바라는 건 욕심일 수 있어요. 엄마 아빠가 함께 앉아서 장난감을 하나씩 담으며 정리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해요. 그렇게 같이 했던 경험들이 쌓이면, 어느 날은 아이가 먼저 상자를 꺼내서 스스로 정리를 시작해요. 그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고, 그동안의 노력들이 보람으로 돌아오는 순간이기도 하죠. 함께하는 정리 시간이 단지 집을 깨끗하게 만드는 걸 넘어, 아이의 자립심을 키우는 시간이라는 걸 요즘 들어 더 크게 느껴요.
정리는 생활의 작은 연습, 그리고 성장의 발판
아기 장난감 정리는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익히는 중요한 시작이에요. 정리 습관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선 부모의 인내심, 꾸준한 반복, 그리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해요. ‘이제 치워야지’라고 말했을 때 아이가 웃으며 바구니를 꺼낼 수 있다면, 이미 그 아이는 정리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예요. 서툴고 느리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정돈해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저도 함께 배우고 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정리를 ‘할 수 있는 일’로 만드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려는 마음이에요.